[정의]

경상남도 함안군 가야읍 도항리에 있는, 함안군이 아라가야의 고도였던 역사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비.

[건립 경위]

아라가야 고도비(阿羅伽倻古都碑)는 함안군이 아라가야(阿羅伽倻)의 고도(古都)였던 역사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기념비이다. 변한 지역에서 번성하였던 아라가야에 대한 자세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애석함과, 그때의 거대한 유적과 출토품이 남아 있으니 이를 잘 보존해 아라가야의 역사를 후세에 전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1985년 함안군 대산면 대산리 신대(新垈)에 살던 이수석(李壽碩)이 기증하였다. 비석 뒷면에 '기증자(奇贈者) 대산 신대 이수석'이 명기되어 있을 뿐 건립 주체에 대한 기록은 없다. 다만 이수석이 기증을 약속하고 사망하자 당시 함안 문화원에서 주선하여 그 아들인 이현점이 재추진함으로써 1985년 12월에 아라가야 고도비를 건립하고 이를 함안군에 기증하였다고 전한다. '아라가야 고도(阿羅伽倻古都)'의 제자(題字)는 효남(曉南)박병규(朴秉圭)가, 기문은 교수 박동백이 썼으며 산인 석공장[사장 안석록]에서 기공하였다.

[형태]

전체 높이는 375㎝이며, 단의 규모는 높이가 308㎝, 너비가 425㎝이고, 비문 각자부(刻字部)의 높이는 56㎝, 너비는 160㎝이다. 2단의 화강암 기단 네 곳에 육 가야(六伽倻)의 탄생 설화를 상징하는 여섯 개의 육각형 알받이대를 놓고, 한가운데에 두 개의 육각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자연석을 가로로 올려 '아라가야 고도'라 새겼다. 비를 받치는 육각기둥 사이 석판에 '아라가야 고도비'라 쓰고 기문을 새겼는데 기문은 다음과 같다.

"길손들이여 저 강산에 잠들고 있는 아라가야 오백 년 역사의 숨소리 귀 기우려 듣고 그 얼 영원히 후손들에게 물려주소서. 변한 땅에서는 일찍부터 철제 농구와 무기를 장만해서 농경 국가들을 건설했으며 그중에서도 살기 좋은 나라 하나가 아라가야국(阿羅伽倻國)이었다. 파종을 마치는 오 월, 농작을 기원할 때, 추수를 끝내는 10월, 천신에게 감사하는 제사를 지낸 다음 서로가 한데 모여 가무와 음주를 즐겼으며, 사람들은 뾰족한 상투에다가 두루마기인 포포(布袍)를 입고 짚신과 가죽신을 신고 건장한 젊은 사람들은 수피(獸皮)와 대승(大繩)으로 장허목(丈許木)을 꿴 지게와 같은 노동구를 등에 지고 일을 하였을 뿐 아니라, 생활 예절은 중국을 닮아서 바르고 엄하였으며 특히 변한 지방에서는 철도 많이 생산되어 낙랑과 왜에도 수출하면서 철을 전폐(錢幣)와 같이 사용하였다고 중국 사서인 삼국지 위지는 기록하고 있다. 우리의 사서들은 다만 가야국들이 서력 1세기(西曆一世紀) 중엽에 형성되고 6세기(六世紀) 중엽을 전후해서 차례로 신라에 병합되었음을 전하고 있을 뿐 흥망성쇠의 자세한 내역이나 사회상을 기록한 것이 없으니 애석하기만 하다. 그때의 왕릉, 산성, 궁궐지 등은 거대한 유적들과 수많은 출토품들이 남아 있어서 아라가야 오백 년의 역사를 지키고 있다. 우리 모두 정성 드려 가꾸어 그 역사 후세에 전하고저 돌에 글을 새겨 아라가야국 사적비를 세우노라. 서기 1985년 12월"

[현황]

경상남도 함안군 가야읍 도항리 249-11번지 함주 공원 입구에 위치하고 있다. 처음에는 당산 소공원에 세워졌는데, 2002년에 현재 위치로 이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