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상남도 함안 지역에 분포하는 청동기 시대의 무덤.

[개설]

기원전 10세기 무렵 멀리 시베리아에서 발생한 북방의 청동기 문화가 몽골과 만주 지방을 거쳐 한반도에 이르게 되면서, 한반도의 북부 지역에서부터 신석기 시대가 막을 내리고 서서히 청동기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바닷가나 강가에 살면서 사냥이나 고기잡이를 위주로 하는 채집 경제 단계에 머물러 있던 신석기 단계와는 달리, 청동기 시대가 되면서 인구가 늘어나고 사람들의 생활 무대도 바뀌어 내륙의 나지막한 구릉 지대로 옮겨 살게 되었다. 생업 양상도 변하여 농사를 짓고 가축도 기르는 이른바 생산 경제 단계로 접어들게 되었다.

청동기 시대에는 도구의 발달로 인해 농경 문화가 더욱 발전하였고 지역적으로 구릉과 충적대를 중심으로 한 정착 생활이 이루어졌다. 원형과 방형, 장방형 모양의 움집에서 살았으며, 여러 개의 움집이 모여 하나의 마을을 이루었고 마을의 방어와 경계를 위해 환호 시설을 마을 주위에 돌려 설치하기도 하였다. 각 집단 내에서는 계층 간의 계급 분화가 이루어져 상위 계층이 발생하게 되었다.

고인돌이란 선사 시대 돌무덤의 하나로서 지석묘(支石墓)라고도 하며, 우리나라 청동기 시대 거석문화의 대표적인 무덤 형태이다. 우리나라 고인돌의 발생에 관해서는 시베리아 카라스크 돌널무덤 계통의 거석문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 북방설(北方說)과, 시신을 상당 기간 보관한 후 뼈만 장사 지내는 세골장(洗骨葬)과 함께 동남아시아에서 전파되었다는 남방설(南方說), 한반도에서 독립적으로 발생하였다는 자생설(自生說) 등으로 구분된다. 또한 그 형태에 따라 고인돌은 크게 탁자식(卓子式)과 기반식(棋盤式), 개석식(蓋石式) 등 세 가지로 구분된다.

탁자식은 네 개의 판석을 세워서 장방형의 돌방을 구성하고 그 위에 거대하고 편평한 뚜껑돌을 올려놓은 것['ㅍ' 자형]이며, 주로 한강 이북에 많이 분포하고 있어 북방식이라고도 한다. 남방식은 한강 이남에 주로 분포하고 있는 형식으로 기반식과 개석식으로 구분된다. 기반식은 바둑판식이라고도 불리우는 것으로 판석, 할석, 냇돌 등을 사용하여 지하에 돌방을 만들며, 뚜껑돌과 돌방 사이에 3~4매 또는 그 이상의 받침돌이 있다. 주로 한강 이남에 많이 분포하며 특히 전라도와 경상도 지역에 많이 위치한다. 개석식은 판돌이나 깬돌로 만들어진 무덤방이 지하에 있고, 덮개돌[상석]이 무덤방의 뚜껑 역할을 하는 형식이다. 주로 돌을 이용한 돌뚜껑과 나무를 이용한 나무 뚜껑으로 구분되며 우리나라 남부 지방에 다수 분포한다.

고인돌의 운반과 축조는 적게는 50여 명 많게는 수백 명의 인력이 동원되어야 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축조를 위해서는 인력을 동원할 수 있는 사회적 협력 체계나 강력한 지배력이 있어야 하며, 노동력을 이용하는 대가로 향연을 베풀 수 있는 잉여 생산물의 축적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고인돌이 존재한다는 것은 작은 규모이기는 하지만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지배 세력들이 형성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고 말할 수 있다.

[현황]

함안 지역에서 언제부터 청동기 문화가 시작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북방에서 남하한 청동기 문화가 함안 지역에 정착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흘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함안 지역에서 고인돌은 약 170여 기가 확인되었으며 형태는 남방식인 기반식과 개석식이 대부분이다. 가장 많이 분포하는 지역은 함안군 군북면 동촌리 일대로서 잔존하는 덮개돌 수만 27기 정도이다. 고인돌 내에서 출토된 유물은 붉은 간 토기를 비롯하여 간 돌칼, 간 돌화살촉 등이다.

함안의 각 지역에 분포하는 유력한 고인돌 축조 집단은 이후 삼한 시대에 소국을 형성하는 중심 집단으로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함안군 군북면의 동촌리 집단과 가야권의 도항·광정리 집단은 안야국(安邪國)으로, 칠원권의 오곡·야촌·용정리 집단은 칠포국(漆浦國) 등 소국(小國)의 형태로 성장하게 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