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데이터
항목 ID GC06200044
한자 溪谷
영어공식명칭 Valley
분야 지리/자연 지리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경상남도 함안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성환

[정의]

경상남도 함안 지역에서 물이 흐르고 있는 골짜기.

[개설]

지리학적으로 계곡은 지표면에 깊고 길게 파인 골짜기를 말하는데, 일반적으로는 물이 흐르고 있는 너비보다 길이가 긴 골짜기를 가리킨다. 실제 개별적으로 이름이 붙은 계곡은 경관적 또는 생태적 가치가 뛰어나거나 수변 유원지로 기능하는 하천 유로에 형성된 관광 자원 또는 관광지에 해당한다.

계곡의 학술적 정의에 따르면 크게 지표면을 침식하여 골짜기를 만든 에너지원, 즉 침식 영력(侵蝕營力)과 계곡이 형성되어 있는 지역의 기반암의 성질, 그리고 지형 발달과 관련하여 지형 윤회설이라는 학설에서 제시하고 있는 침식 윤회의 과정 중 어느 단계에 해당하는가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골짜기를 형성하게 만든 침식 영력에 따른 구분은 대표적으로 하천에 의한 계곡, 그리고 빙하에 의한 계곡을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계곡이라고 하면 하천에 의한 것을 가리킨다. 빙하에 의한 계곡은 빙식곡(氷蝕谷)이라 부르며, 북유럽의 피오르[fiord]가 빙식곡의 대표적 경관이다.

계곡이 형성된 지역의 기반암에 따라서는 골짜기의 특성이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표면은 편마암으로 대표되는 변성암과 화강암, 화산암, 그리고 퇴적암으로 이루어진 곳이 대부분이다. 지리산과 덕유산에 형성된 계곡들은 대표적인 변성암 지역의 계곡에 해당하고, 설악산에 형성된 계곡은 화강암 계곡에 해당한다. 제주도에서 부분적으로 확인되는 골짜기들은 화산암에 형성된 계곡이다. 화강암 계곡에서는 넓은 반석과 하천의 바닥으로 웅덩이처럼 움푹 팬 노면 홈[포트 홀]과 같은 지형이 형성되는 경우가 특이하고, 제주도와 같은 화산암 계곡에서는 다공질 암석의 특성에 따라 하천이 바닥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지형 윤회설은 지형의 발달이 유년기와 장년기, 노년기로 구분되고 다시 유년기로 윤회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형성 시기가 오래지 않아 경사가 급하게 나타나는 계곡을 유년곡(幼年谷), 그리고 반대로 오랜 시간이 걸려 완만한 형태를 보이는 계곡을 노년곡(老年谷), 그리고 유년곡과 노년곡의 중간 단계로 장년곡(壯年谷) 등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근래에는 지형 윤회설과 마찬가지로 이런 용어들 역시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계곡 관광지]

개별적으로 이름을 갖는 계곡, 전국적으로 이름난 계곡은 지리학에서 논의하는 계곡의 학술적인 측면과는 다른 방향으로 접근한 개념이다. 산지를 중심으로 하천의 발원지로부터 하류로 이어지는 하천의 유로 구간은 대부분 계곡으로 인식할 수 있으며, 실제 대부분의 산지 계곡은 전국적인 인지도와 유명세와는 달리 해당 지역 주민의 공감대 속에서 각각 나름의 고유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이름을 갖고 지역 사회의 경계를 넘어 알려진 계곡의 경우는 지표면에 형성된 골짜기로 지리학에서 말하는 계곡의 형성 과정이나 계곡이 자리하는 지역의 지질학적 특성보다는 계곡이 가지는 실제적인 기능과 가치에 주목하는 접근이다.

일반적으로 계곡은 산지를 구성하는 하위 지형 단위로서 돌출되는 형태의 능선부와는 반대로 깊게 파여 있는 형태를 갖는다. 이러한 지형적 특성으로 주요 산지의 등산로에서 계곡부가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며, 경관적으로 가치가 뛰어난 계곡의 경우 개별적으로 이름이 붙어 지역적으로 또는 전국적으로 잘 알려지게 된다. 우리나라의 계곡 중에는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문화재청에서 '명승'으로 지정한 경우가 많다. 다른 한편으로 산행 중심의 활동보다는 쉽게 접근하여, 특히 여름철 피서지로서 수변 활동이 가능한 계곡도 이름난 명소가 된 사례도 많다. 일반 국민이 생각하는 계곡의 개념에 가장 가까운 것도 바로 이러한 경우에 해당하며, 지역별로 대표적인 '관광지'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근래에 들어서는 계곡이 인간 활동과는 다른 접근으로 보전 가치가 있는 멸종 위기의 생물이나 특이한 생물종의 서식처 공간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계곡은 '생태 보전 지역'으로 지정되어 또 다른 방향에서 인간 활동의 공간으로 기능하게 된다.

[함안의 계곡]

함안군은 자연 지리적 특성에서도 대별되듯이 남쪽의 산지와 북쪽의 하천이 군의 경계를 이루는 뚜렷한 남고북저의 지세를 나타낸다. 당연히 함안군 남쪽이 연봉을 이루어 인접한 시·군과 경계를 이루는 산지로 많은 계곡이 형성되어 있다. 하지만 계곡이 이름을 갖고 해당 지역 단위를 넘어서 인지되려면 자연적인 형성 과정에 따른 일반적인 특징에 더하여 관광지로서 기능을 갖추어야 하는데, 이러한 측면에서 계곡으로 지명되는 사례는 지역별로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

함안군 역시 함안을 대표하는 별천 계곡은 함안군여항산(艅航山) 자락에 있다. 여항면은 골이 깊고 공기가 맑은 청정 지역으로 개발 바람이 비껴 간 곳으로 전원 주택과 별장이 많이 들어서 청정 휴양지로도 이름나 있다. 별천 계곡은 심산유곡(深山幽谷)의 지형 탓에 연중 맑은 물이 흐르고 크고 작은 소가 계곡을 따라 이어져 가족 단위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다.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은 6·25 격전비가 있는 곳으로 넓고 평평한 바위가 펼쳐져 있고, 바위를 따라 계곡의 찬물이 쉼 없이 흘러내려 크고 작은 소(沼)가 되어 만난다. 아이들은 미끄럼틀 물놀이, 수영, 올챙이나 다슬기 잡기 등에 여념이 없고, 어른들은 곳곳에 놓인 평상이나 너른 바위를 차고 앉아 음식도 먹고 책도 읽으며 여름 무더위를 이겨 낸다. 함안 여항별천 계곡에서의 시원한 물놀이와 산림욕, 여항산 등산, 체험 마을을 통해 고즈넉한 농촌 마을의 정취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최근 경전선(慶全線)이 고속 철도로 개설되면서 함안군 관내를 경유하게 되었다. 특히 함안역 역사를 이어 주는 구간의 고속철 선로는 함안의 들판을 지나며 함안천(咸安川)을 교량으로 통과하고 있다. 이러한 지리적 배경에서 철도 교량의 차양 효과와 함안천의 양호한 수변 환경이 묶여 새로운 수변 유원지로 이름이 알려지고 있다. '함안역 계곡'이라 알려져 있는 이곳으로 여름철을 중심으로 많은 지역 주민과 외지 관광객들이 피서를 즐기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산간 계곡이라는 기존의 고정 관념으로 바라볼 경우, 절대 확인되지 않을 장면이지만 계곡이 갖는 기능과 관광지로서 역할을 고려하면 전혀 이상할 것도 없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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