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전기 함안 지역에 연고를 둔 문신이자 학자.

[가계]

본관은 함종(咸從). 자는 자익(子益), 호는 서천(西川). 증조할아버지 어연(魚淵)이 이운길(李云吉)의 딸 함안 이씨(咸安李氏)와 혼인하며 함안군 산인면 안인 마을로 옮겨 와서 살았다. 할아버지는 면곡(綿谷)어변갑(魚變甲)이다. 아버지는 문효공어효첨(魚孝瞻)이며, 어머니는 좌의정 박은(朴訔)의 딸이다.

[활동 사항]

어세겸(魚世謙)[1430~1500]은 1456년(세조 2) 동생 어세공(魚世恭)과 함께 문과에 급제하였다. 1468년(예종 즉위년) 익대공신 3등으로 함종군(咸從君)에 봉하여졌다. 1479년(성종 10) 주문사(奏聞使)로 명나라에 갔다 귀국할 때 『오륜서(五倫書)』·『국자감통지(國子監通志)』 등의 서책을 들여왔다. 그 후 호조 판서·형조 판서·공조 판서·병조 판서를 두루 지내고 양관 대제학이 되었다. 1495년(연산군 1) 우의정에 올라 함종 부원군(咸從府院君)에 봉해지고 이듬 해 좌의정에 올랐다. 1498년 무오사화 때 사초(史草) 문제로 탄핵을 받아 물러났으나, 1500년(연산군 6) 궤장을 하사받고 기로소에 들어갔다. 학식이 뛰어나고 작은 절차에 얽매이지 않았으며, 특히 형조 판서로 있을 때에는 출퇴근 시간에 구애되지 않아 ‘오고 당상(午鼓堂上)’이라 일컬어졌다고 한다. 1479년(성종 10) 연산군의 생모 윤씨를 폐하는 논의에 관련되었다 하여 1504년 갑자사화 때 부관참시를 당하였다.

[학문과 저술]

서거정(徐居正), 노사신(盧思愼)과 함께 『연주시격(聯珠詩格)』, 『황산곡 시집(黃山谷詩集)』을 언문으로 옮겼다. 임원준(任元濬) 등과 함께 「쌍화점(雙花店)」, 「이상곡(履霜曲)」 등의 악사(樂詞)를 개찬하였다. 또 『주례(周禮)』의 주(註)를 고쳐 왕에게 올렸으며, 여러 진서(陣書)를 참조하여 『진법(陣法)』을 편찬하였다. 저서로 『서천집(西川集)』이 있다. 『함종 세고』에 646수의 시가 실려 있으며, 「초자진사(招子晋辭)」가 『동문선(東文選)』에 수록되었다.

[묘소]

묘는 경기도 여주시 가남읍 금당리함종 어씨 세장지에 있다. 원래 서울시 고덕 지구에 있었으나, 1982년 도시 개발로 인해 지금의 위치로 이장하였다.

[상훈과 추모]

시호는 문정(文貞)이다.